언론보도

[당진시대] 전미영 충남아이돌봄광역센터장 "돌봄의 가치는 무엇인가"

작성일 25-02-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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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충남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장 전미영 “돌봄의 가치는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는 ‘돌봄’이라는 글자가 중요한 검색 키워드에 오르고 있다. 며칠 전 학교 방과후 돌봄교실에서 일어난 너무나 슬픈 사건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미 2000년대 들어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인구절벽, 출산율 세계 최하위, 초고령사회 진입 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인해 나라 전체는 이 돌봄이라는 키위드가 정책 반영에 기본이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감지하고 2005년은 가족을 위한 정책 변화에 중요한 해였다. 국가가 가정, 가족의 삶에 개입이 시작되어 건강가정지원법이라는 법도 발현되고, 뒤이어 2007년에는 아이돌봄지원법이 제정되어 현재 우리가 하는 가정으로 직접 부모의 양육 부담을 경감하고 저출산문제에 대응하는 아이돌봄지원 사업이 시작 되었다. 즉 돌봄의 사회화가 시작 된 것이다.

 

우리가 자랄 때 만 해도 당연히 엄마는 아이들을 돌보고 아니면 할머니가 그 공백을 대신하고 심지어 형제, 자매가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그러나 나라가 산업화가 되고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 우리는 가정에서 돌봄의 주역을 맡아 주었던 엄마들 즉 여성들의 빈자리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요즘은 젊은 부부는 함께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고, 이런 상황은 결혼을 기피하고 심지어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커플도 늘고 있다. 그러면서 심지어 반려견을 자녀 삼아 키우는 커플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굳이 자녀는 필요하지 않으면서 엄밀히 말하면 자녀를 낳기를 포기하고 왜 반려견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인지.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기본 욕구에는 누군가를 돌보고 싶어 하고 그 행위를 통해 얻는 기쁨과 보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이렇듯 돌봄에는 물질적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물론 땀을 흘려야 하는 수고와 책임 등 비물질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함에 대한 이중고가 아닐까 생각된다.

 

일찍이 돌봄 경제학에 관해 이야기했던 학자 낸시 포브레(Flobre)는 가족과 공동체의 돌봄노동을 “보이지않는 가슴(invisible heart)”라고 표현하였다. 가슴이라고 번역이 되어 책이 나왔지만 심장이라고 번역할수 있는 heart라는 언어가 주는 그 의미는 더욱 강렬한 듯 하다. 심장은 생명의 근원이 되고 그것이 멈추면 의학적 죽음을 선언하듯 그런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것이 돌봄의 가치에 녹아져 있다고 생각이 된다.

 

인간이 태어나 누구의 돌봄이 없이는 생명을 유지 할 수 없고, 또 누군가를 돌보는 인생의 과업을 감당하고 내가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는 또 누구의 돌봄과 수고가 필요하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가 종사하고 있는 아이돌봄지원사업도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국가사업으로 20년 가까이 자리매김해 가고 있고, 이제 내 가족을 돌보는 손자녀돌봄과 부모돌봄을 하는 인력에게도 나라가 국비를 쏟아 붓고 있다.

 

나라 전체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충남도 작년 말 인구 전략국을 만들고 “풀케어 정책”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돌봄정책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순간 우리는 물질로 그 댓가의 전부를 지불하는 것이 최선일까!

 

다행히 얼마전 이런 저런 노력의 결실인지 출생율의 감소가 멈추고 반등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다. 이럴 때 우리 모두는 포브레(Flobre)가 말한 “보이지않는 가슴(invisible heart)” 즉 돌봄에 대한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깊히 생각해 보는 중요한 시점이 된 것은 아닐까라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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